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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앱 개발하는 이야기

내가 기상청 API를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이유 - 혼자 앱 개발하는 이야기#16

 

 

집을 구하러 다닐 때의 일이다. 유명한 부동산앱을 깔아서 매일같이 살펴봤다. 그때 한창 집값 비싸다고 뉴스에서 난리였는데, 신기하게도 그 어플엔 조건좋은 싼 집들이 참 많았다. 그게 '허위 매물'이었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그 뒤에 앱보다는 직접 해당 지역 부동산으로 찾아가 발로 뛰는 게 낫다는 정보를 주변 사람들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이 경험을 통해 해당 앱 서비스에 신뢰가 떨어졌다. 부동산 앱도 이런 기조를 느꼈는지 해당 앱 한켠에 늘 '허위매물 신고제도'라는 광고를 달아두었었다. 

 

 

대한민국 하늘이 미세먼지로 깜깜했을 때도 그랬다. 그때 팀원들 점심 밥상주제가 미세먼지 앱이었다. 밥상에서 여러 미세먼지 앱이 언급됐었다. 가장 우위를 차지한 건 '미세미세'. 팀원들은 개발자다운 질문을 던지며 까다롭게 선정했다.

 

팀원1 : oo는 측정 기준이 뭐죠?

팀원2: 기상청이래요

팀원1 : 미세미세는 WHO국제표준 기준이래요

 

국제표준이 기상청보다 더 신뢰성을 줬는지, 그날 미세미세는 4명의 사용자를 더 얻게 됐다. 물론 미세먼지가 얼마나 심한지 정도를 따지는 건 개발자 영역이 아니다. 다만 나는 그때 서비스 신뢰성이라는 걸 돌아보게 됐다. 컨텐츠가 어떤 신뢰성으로 사용자에게 다가가느냐의 중요성을 말이다.

 

 

 

 

 


 

 

많은 길을 돌아왔지만, 최근에 '오늘모입지?'의 서비스 신뢰성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사용자를 늘릴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부터였다.

 

앱을 개발할때 보면 굉장히 많은 API들이 있다. 개발자라면 아무래도 가장 접근성이 좋은 걸 쓰게 된다. 나 같은 경우엔 OpenWeather API였다.

 

https://openweathermap.org/

 

원래 SKT에서 만든 날씨 API를 사용하려고 했는데 SKT가 2018년부로 서비스를 중단해버렸다. 이런..분명 1년전까지만 해도 잘 쓰고 있었는데. 개발하는 입장에선 SKT API가 꽤 편리했어서 참 아쉬웠다. 새로운 API를 찾으려고 보니 제일 쉬운 게 리서치였다. iOS 오픈 채팅방에 질문하기도 하고 구글에 검색도 해본 결과, OpenWeatherMap가 가장 많이 나왔다. 엄청난 고민은 없었다. 자연스럽게 언급이 많은  OpenWeatherMap을 쓰게 됐다.

 

OpenWeather API는 2014년에 설립된 글로벌 IT기업이다. 영국에 본사가 있고, 미국에 사무실을 두었으며, 개발팀은 라트비아에 있단다. 

빅데이터, 위성 이미지 프로세싱 전문가 그룹이 모여 창업한 회사여서 그런지, 날씨 데이터와 위성 사진, 머신러닝 날씨 등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대략 1.6만명의 개발자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고, API는 초당 10만번 호출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날씨 전문가와 IT전문가가 모여 만든 기업이다. 난 이 OpenWeatherMap API를 기상청 API로 바꾸려고 한다. OpenWeatherMap 데이터는 정확하겠지만 우리나라 사용자가 어디에 더 신뢰를 가질지 고민해보니 역시 기상청이었다. 날씨앱 계의 쌍두마차 '원기날씨'와 '날씨날씨'를 살펴본 결과, 해당 서비스들 모두 기상청 데이터를 기반이었다. 비록 미세먼지에서는 국제표준에 비해 신뢰도가 낮을지 몰라도, 우리나라 날씨는 이러니저러니 해도 기상청이 최고다.

 

 

http://www.weather.go.kr/weather/main.jsp

 

앱 신뢰성에 다음 세 가지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정보의 질, 보안성, 제3자 보증.

 

'오늘모입지?'는 날씨를 기반으로 옷을 추천한다. 그런데 외국 기업에서 우리나라 날씨를 알려준다는 게 우리나라 사용자 입장에서, 특히 날씨 민간기업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에서 받아들여지기 힘들겠다 싶었다. 결국 정보의 질 얘기다. 고민한 결과 어차피 회원가입도 없는 시스템이니 보안성을 따질 일은 없고, 정보의 질을 보장하여 앱 컨텐츠 신뢰도를 높여야 겠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래야 앱 신뢰성이 확보되고, 사용성도 보장될 수 있다고 한다. 본질에 집중하자. 업데이트 하자. 기상청 API로 업데이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