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강의듣는 걸 좋아한다. 학교 수업은 싫어했으나, 그때도 관심있는 분야 밋업(Meetup)이나 컨퍼런스 다니는 건 즐겼다. 학부생 땐 분야 관계없이 조금이라도 관심있다 하면 듣고, 취준생 땐 취업 설명회를, 지금은 개발 관련된 밋업만 다닌다. 그러다보니 문득 정리를 좀 해볼까 싶어졌다.
밋업이란?
세미나, 컨퍼런스, 강연 등등 우리가 아는 모든 행사다. 여기선 구분을 두지 않고 그냥 전부 밋업이라고 하겠다. 밋업은 대규모부터 소규모까지 다양하게 흘러가는데, 개발자 밋업의 공통점은 이렇다.
스피커(Speaker)들의 발표를 듣는다. 스피커들은 유명 기업 개발자이기도 하고, 주니어이기도 하고, 시니어이기도 하다. 규모가 클수록 유명기업 개발자들이 스피커로 서고, 그게 아니라면 인맥으로 스피커를 초빙하거나, 누구든 발표 주제가 있는 사람들 모집하기도 한다.
가끔 '패널토크'를 진행하기도 하는데 여러명이 모여서 눈앞에서 팟캐스트 형식으로 대화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때 주로 청중들이랑 질문을 주고받기 때문에, 평소에 궁금했던 사항을 잘 질문할 수 있는 타이밍이다.
대부분의 밋업은 유료로 진행된다. 최소 만원에서 많게는 3만원까지 참가비용이 있고, 대상이 더 집중적이고 전문가의 밋업일수록 비싸다고 한다. 아직 그렇게 비싼 밋업은 가본적이 없다. 많진 않지만 무료도 있긴 있다. 주로 학생들 대상으로 하는 밋업이 무료다. 아니면 구글이나 AWS같은 곳에서 주최하는 컨퍼런스는 무료다. 참가비용을 내지만 돈이 아깝다 여긴 적은 거의 없다. 대부분 발표를 정말 열심히 준비해오시고, 어디서도 듣기 힘든 다양한 경험과 꿀팁을 마구 풀어놓기 때문이다.
만약 기술적으로 배우거나 해당 직무가 되고자 듣는 건 조금 비추한다. 기술을 배우고 싶다면 학원에 가는게 낫고, 해당 직무가 되려면 취업 세미나를 가는게 좋다. 대부분 개발경험을 나누는 정도이고, 더 딥하게 들어가면 현업 기술 적용 사례 정도만 얘기하기 때문이다. 밋업은 그저 통로일 뿐...하지만 강연을 통해 내 고민 해답의 실마리를 얻은 적은 많았던 것 같다. 때문에 계속 밋업을 다니게 된다.
밋업을 발견하는 경로
밋업을 들어야겠다 하고 결심하면 가장 먼저 '어디서 찾지?' 고민이 생긴다. 학생 때나 직장인 때나 밋업 찾는 경로는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르다. 우선 직장인 기준으로 먼저 설명하겠다.
1. 오픈채팅방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엔 다양한 주제가 있다. 그 중에서 나와 같은 플랫폼 개발자들 오픈 채팅방에 들어가면 지식 교류도 할 수 있고 관련 스터디나 밋업 정보도 올라온다. 나는 모바일 개발자방과 iOS방에 참여하고 있다.
가끔 사담이 쌓이면 눈여겨 봤던 정보를 찾기 힘들때가 있다. 그래서 사담없이 행사만 올라오는 곳도 있다. 여러 채팅방이 있는데, 나는 IT행사 알리미라는 곳을 이용한다.(홍보 아니에요..) 사담은 불가능하고, 깔끔하게 행사 알림만 올라와서 좋다. 하지만 분야 구분없이 IT관련 행사가 전부 올라오기 때문에 내 분야 밋업을 집중적으로 보긴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이럴때 선별하는 법은 밑에서 설명하겠다.
사실 왠만한 크고 작은 행사는 채팅방에 올라오기 때문에 여기만 들어가도 충분하다. 그러나 자기가 특별히 원하는 주제의 밋업이 있으면 따로 찾아보는 게 좋다. 아래의 방법으로 말이다.
2. Meetup, Festa.io, 이벤터스 등의 사이트
사이트도 자주 둘러본다. 모든 밋업이 오픈채팅방에 올라오진 않기 때문이다. 채팅방은 주최측에서 홍보하러 오기 때문에, 주최측이 채팅방에 올리지 않는 행사들은 알기 어렵다. 이런 사이트들을 둘러보면 그런 밋업들을 직접 찾아볼 수 있다.
다양한 행사들이 올라오는 사이트. 행사 위주로 볼 수 있어서 좋다. UI도 깔끔하고 (나에겐) 가장 보기 편하다.
여기도 유명한 플랫폼이다. 세미나/컨퍼런스 뿐만 아니라 전시, 박람회나 강연, 공모전 등 다양한 모임이 올라온다. 그만큼 선별해서 어떤 곳을 갈지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세계의 밋업을 볼 수 있는 사이트다. 글로벌 사이트기 때문에 지역 설정을 잘해서 봐야한다. 아니면 갑자기 베를린에 있는 행사를 신청하게 될지도...이벤트 위주로 올라오는 게 아니라, 개최일 순서대로 이벤트를 보기 때문에 처음엔 조금 복잡했다.
여기도 행사 위주의 플랫폼이다. 마찬가지로 깔끔하고, 개발자 관련 모임이 잘 올라온다.
사이트는 이 외에도 많다. 하지만 너무 많은 사이트를 둘러보긴 힘들다. 나는 이 중에서 두 가지만 가끔 살펴본다. 월초나 월말에 한번씩.
3. 인스타그램 & 페이스북 페이지 등 SNS
SNS에서도 밋업을 많이 접한다.
인스타그램에 관심있는 키워드를 팔로잉 하면 피드에 밋업이 뜰수도 있다. 나는 #개발자 해시태그를 팔로잉해놨는데, 최근 헤이조이스 밋업 같은 경우 이 태그로 피드가 떠서 가게 된 케이스다.
페이스북 페이지도 마찬가지다. 관심있는 키워드를 검색해서 페이지에 가입해놓으면 피드로 행사 소식을 틈틈히 받아볼 수 있다.
만약 학생이라면, 위의 방법보다 더 편하고 좋은 방법이 있다. 학교 게시판을 보거나, 학교 홈페이지를 수시로 들여다보면 된다! 교내 밋업도 많을 것이고, 심지어 교내 학생 대상으로만 하는 특별 강연도 있을 거다. 이런 특별강연은 정말 학생 때 아니면 '무료로' 듣기 힘들기 때문에 최대한 누리면 좋겠다.
보다보면 행사가 정~말 많다는 걸 느낀다. 잘 모를 땐 모든 행사를 가야할 것 같은 압박도 느낀다. 하지만 밋업은 대부분이 유료다! 무료 밋업은 거의 AWS나 구글 같은 큰 행사 뿐이다. 시간은 한정돼있고, 돈도 들어가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으로 밋업을 선택하는 게 좋을까?
밋업 고르는 법
1. 내가 속한 분야
가장 좋은 건 내가 속한 분야 밋업이다. 나는 개발자이기 때문에 주로 개발 위주의 밋업을 간다. 하지만 개발 밋업도 너무 많기 때문에, 주제가 명확할수록 좋다. 나는 iOS 개발자이고, 오픈소스에 관심이 있고, 주니어 개발자의 삶, 여성 시니어 개발자의 커리어와 삶에 관심이 있다. 그래서 iOS, 오픈소스, 주니어 개발자 모임, 시니어 개발자 만나는 자리 위주로 신청한다.
아직 학생이거나, 밋업 참여해본 경험이 많지 않다면 분야를 정하는 것도 힘들다. 그렇다면 평소 궁금했던 분야나 향후 진로로 삼고 싶은 밋업을 간다. 이때 대규모 컨퍼런스는 비추다. AWS나 구글에서 개최하는 컨퍼런스는 강연 타겟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학생에겐 도움이 되진 않는다. 분위기 체험 정도는 가능하다. 오히려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작은 밋업이나 취업 설명회가 더 낫다.
2. 강연 목차와 설명을 상세하게 본다
관심있는 밋업을 발견했다면, 주제와 행사내용을 상세히 살펴본다. 대부분 신청 페이지에 나와있다. 제목은 그럴듯한데 실상 내용이 없는 밋업도 꽤 많다. 혹은 제목은 그저그런데 내용이 풍부한 밋업도 있다. 최근 고민되는 기술적이거나 커리어적인 관련 내용이 있는 경우 베스트다. 어떤 강연인지 감이 오지 않거나 단순 흥미있는 정도라면 도전하는 마음으로 듣는 게 좋다.
위에서 말했듯이 대규모 컨퍼런스라고 반드시 도움이 되진 않는다. 아무것도 모르던 신입 시절, 나는 회사에서 가자는대로 다 참여했다. 처음엔 대규모 컨퍼런스 자체가 멋있어보였다. 이런 멋진 곳에 있다는 사실에 취해있기도 했다. 하지만 이젠 가지 않는다. 원하는 강연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여러 협력사에서 나눠주는 사은품이나 공짜 커피만 좋았지 대부분의 강연 시간에는 멍때리기 일쑤였다. 나는 주니어고 비즈니스보다는 현업자의 경험과 조언이 더욱 필요했다. 현재는 그런 것에 집중하고 있다. 분별없이 참여하면 시간이 상당히 아깝기 때문에 더욱 목차와 내용 상세히 보기를 추천한다.
여기까지 내가 아는 밋업 관련 내용을 정리해봤다. 이것은 순전히 개인적인 의견일 뿐, 밋업을 다니는 사람마다 각자 목적이 다를 것이다. 아마 다니다보면 자기만의 기준이 더 명확해지리라 생각된다.
그럼 다음에는 올해 들었던 밋업들 후기를 올려보겠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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