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수업신청이 들어왔다.
요새 아침에 눈 뜨자마자 내 앱도 아니고, 탈잉만 확인하고 산다. 튜터는 탈잉 앱에서 '튜터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 그러면 수업관리 페이지가 나오는데 간단하게 세 개 카테고리로 수업관리가 가능하다. 수업수정, 통계관리, 운영관리. 수업 수정은 피씨로 하는 게 더 편하지만, 외부에 있을 때 급하게 수업 일정을 수정하기 좋다. 두번째 카테고리 통계관리는 튜터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화면이다. 내 수업 조회수와 찜한 사람 수, 수업 신청 현황까지 그래프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수업이 어떤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는지 편하게 파악할 수 있다. 그래서 수업신청이 들어오지 않아도 서서히 올라가는 그래프를 보면서 왠지 모르게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때론 초조함도 준다. 조회수도 오르고, 수업을 찜한 사람 수도 오르는데, 수업 신청이 영 안들어오면 그렇다. 덕분에 난 지난 일주일간 부처님의 마음으로 인내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수업이 하나 딱 들어와있는게 아닌가! 얼쑤~덕분에 아침부터 깨춤을 추면서 출근할 수 있었다. (이 마음은 코앞에서 출근 지하철을 놓치는 바람에 순식간에 사라지고 마는데..)
보통 수업을 올리고 일주일 정도 기다려야 첫 수업이 들어온다고 한다. 저번주 일요일에 수업을 오픈했으니, 나도 첫 수업신청을 받기까지 일주일 가까이 걸렸다. 조회수가 200 넘게 오르고, 찜수(수업을 찜한 사람 수)가 10개 될랑말랑하고 나서야 겨우겨우 들어왔다. 탈잉 튜터 커뮤니티 같은 게 있으면 좋을텐데. 어떻게 해야 수업이 잘 들어올 지 팁도 받고, 서로 경험도 공유하는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어느 분야든 입문하려고 할때 그 분야 커뮤니티를 알아보는 편이라, 개인적으로 탈잉이 튜터들에게 소통할 공간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
아무튼, 지하철을 놓친 뒤 조금 가라앉은 마음으로 출근했다. 그리고 아침보다는 덜하지만 업된 기분으로 수업 계획서를 펼쳤다. 수업 계획서를 짠 게 꽤 예전이라, 어떤 계획을 짰었는지 가물가물했다. 다시 살펴보니 자칫 학생이 부담을 느끼거나, 어려워할 수 있을만한 부분이 몇 있었다. 내 단순 걱정일 수도 있지만 난이도가 있는 질문은 제외하고, 수업 전에 보낼 사전 설문지를 작성했다.
아래는 설문지에 들어간 다섯가지 질문이다. (물론 저렇게 적진 않았다)
1. 아이폰 사용자인지?
2. 맥북 사용자인지?
3. 코딩 경험이 있는지?
4. 코딩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5. 궁금한 점?
내가 타겟으로 잡은 사람은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 또는 코딩에 관심이 있지만, 선뜻 학원에 다닐 용기가 나지 않는 직장인이었기 때문에 위와 같은 사항들이 중요했다. 그리고 내가 iOS 개발자이기 때문에 아이폰과 맥북 사용여부도 물어봤다. (없어도 수강 가능) 떨리는 마음으로 학생분께 링크를 보냈는데...뜻밖의 정보를 알게 됐다!
신청한 분은 내가 생각한 타겟층에 정확히 들어맞았다.
하지만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게 있었다. 바로 연령대였다 ㅋㅋㅋ 나이가 너무 많아서 싫다는 말이 아니다. 내가 탈잉 사용자 연령대를 낮게 보고 있었다. 그분의 정확한 직업을 밝힐 순 없지만 굉장한 전문직에 종사하는 분이셨고, 심지어 새로운 분야 탐색 차 수업을 신청하셨다고 했다. (!!!!) 내 의도와 정확히 들어맞긴 한데, 뭐랄까. 내 예상보다 훨씬 더 다양한 연령대와 넓은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 같다. 이 점이 부담스러우면서도, 신난다. 역시 나는 새로운 경험이 좋다 ㅋㅋ 그리고 내 예상 타겟층을 조금 수정할 필요도 있겠다.
탈잉이 생각보다 폭넓은 사용자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도전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원래도 '재능공유'라는 이 플랫폼에 관심이 많았지만, 사용자층이 넓다는 사실을 알고나서 더 흥미가 간다. 개발자로서 여러 사용자를 가진 플랫폼은 매력적이다. 직접 그 사용자들을 만나고, 수업도 진행해보고, 나중엔 내가 이런 플랫폼도 운영해보고 싶어졌다.
그 전에, 일단 첫 수업을 성공적으로 마쳐야겠지. 수업 준비를 불태우자. 아자아자!